국제 사회의 압박

국제 사회의 압박

남중국해 분쟁과 유사한 그린피스 사건

포럼 스태프 | 로이터 사진 제공

2013 년, 그린피스 단체 회원과 기자 몇 명으로 이루어진 환경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던 중 2 명이 석유 시추 플랫폼에 오르려 했고 이에 따라 이들이 러시아 감옥에 수감되면서 이들은 북극 30 인으로 알려지게 됐다.

법학자들은 이들의 이야기가 국제적인 관심, 상설 중재 재판소 판결, 체포 국가에 대한 전 세계적 비난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남중국해 분쟁의 중국 사례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국제 상설 중재 재판소는 두 사건에서 러시아와 중국에게각각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 두 강대국은 소송 참여를 거부했고모두 세계적인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이웃 국가들의 관계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린피스 악틱 선라이즈 호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열강들이 국제법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국제법은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란 응우엔과 트룽 민 부는 전략 및 국제학 센터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법의 집행메커니즘이 부족하다고 해서 법을 따르지 않는 것에대한 대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며 “법원 또는 중재 재판소의판결을 공개적으로 부정한 얼마 안 되는 사례는 대부분 열강이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에서도 처음에는 무시되었던 판결이 결국에는 어느 정도 지켜졌다” 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환경 운동가들이 러시아에서 석유 시추 반대 시위 중 체포된 30 명의 사진을 들고 서있다. 이 시위는 2013 년 11 월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후 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
협약의 19 차 회의 중 일어났다.

응우엔은 하노이 소재 베트남 외교 대학의 국제법 강사겸 연구원, 부는 베트남 호치민 시 사회 과학 및 인문학 대학교 국제학 연구소 소장이다.

차가운 교착 상태

국제 사법 판결이 어떻게 강대국을 압박하여 분쟁을 해결하게하는지 살펴보는 사례 연구는 러시아 북쪽 바렌츠해의 얼음처럼차가운 바다에서 시작됐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2013 년 9 월 18 일 악틱 선라이즈호를 동원하여 러시아의 연안 시추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쳤다.

30 명이 탑승한 악틱 선라이즈 호는 고무 보트 5 대를 출동시켜 시추 플랫폼에 접근했다.

국제 해양법 재판소 (ITLOS) 의 사건 요약에 따르면 그린피스 회원 2 명이 플랫폼 측면으로 올라갔지만 물대포를 맞고 물러났다. 그 사이 러시아 해안 경비대의 라도가 호에서 고무 보트 2 대가 출발하여 시위대를 저지했다.

악틱 선라이즈 호는 탈출을 시도했으나 2013 년 9 월 19 일 러시아 헬리콥터가 배에 착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는 선라이즈 호를 북쪽 항구 도시 무르만스크로 예인했다.

여기서 탑승자 30 명이 체포되어 해적 혐의로 형사 기소됐다. 이후 관계 당국은 혐의를 폭력 행위로 낮췄으며 러시아는 네덜란드 국적의 선라이즈 호를 압수했다.
환경 운동가들의 구속으로 국제적인 비난이 일어났다.

악틱 선라이즈 호의 선장 피터 윌콕스는 자신의 책 “우리 행성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나의 모험” 에서 아프리카의 8 살 어린이들로부터 “북극 30 인 석방” 카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출소해서야 자신의 수감이 전 세계적인 항의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윌콕스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북극 30 인 석방’ 시위가 수백 차례 열렸다는 것을 알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며 “말로 설명할 수 없고 그래서 굳이 설명하지도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국제적인 반응을 통해 그린피스의 활동이 깊이 인정 받고 있으며 중요하다는 것을 내가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라고 썼다.

여론의 악화

국제 재판소가 관여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언론의 비난은더욱 거세졌다.

네덜란드 정부는 ITLOS 가 판결을 통해 러시아가 시추 플랫폼 주변에 3 해리 안전 지대를 구축함으로써 국제법을 위반하고 네덜란드의 동의 없이 탑승자를 억류하고 악틱 선라이즈 호를 압류한 사실을 공식 인정하도록 촉구했다. 2013 년 11 월 22 일 재판소는 악틱 선라이즈 호와 북극 30 인의 즉시 석방을 요구하는 명령을 내렸다.

ITLOS 는 선라이즈 호가 러시아의 승선을 정당화할 만큼 러시아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선라이즈 호가 러시아의 승선 및 압류를 법적으로 정당화할 만큼 테러 활동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북극 30 인이 즉시 석방되지 않자 그린피스의 여론전이 점차 강화됐다.

윌콕스는 “수천 명이 여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며 “전 세계 각지에서 정치인, 세계 지도자, 종교 지도자, 유명인, 배우, 언론인들이 편지를 보내 우리의 석방에 힘을 더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노벨상 수상자 12 명, 폴 매카트니, 교황, 마돈나까지 참여했다. (교황과 마돈나가 의견 일치를 보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다!)” 라고 썼다.

상설 재판소의 판결이 있은 후 일주일 그리고 탑승자들이 투옥된 지 약 두 달 만에 러시아는 북극 30 인을 석방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ITLOS 의 판결을 합법적이라고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선장과 승무원은 국회를 통과한 일반 사면안의 일부로 석방됐다.

프랑스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오른쪽)와 그린피스 회원들이 모의 감옥에서 악틱 선라이즈
호 탑승자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크하로바 러시아 외교부대변인은 “이번 판결이 배타적 경제 수역과 대륙붕 내의 합법적인활동을 방해하는 비평화적 해양 시위를 실질적으로 격려함으로써개인과 연안 국가의 합법적인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실에 전반적으로매우 우려한다” 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결국 배도 되찾았다. 2014 년 6 월 러시아는 선라이즈호를 항구에서 석방했다.

미국 해군참모대학교 중국 해양학 연구소 소장 피터 더튼 교수는 본질적으로 러시아가 ITLOS 의 판결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더튼 교수는 포럼에게 “자국 내 제도를 활용하여 같은 결과를 얻는 방법을 찾은 것” 이라고 말했다. 더튼 교수는 러시아가 이러한 방식을 통해 판결 수용 방식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강대국으로서 품위를 지켰다” 고 평가했다.

유사 사례의 가능성

더튼 교수는 중국이 남중국해의 해양 분쟁을 둘러싼 법적 다툼에서 러시아의 판결 준수 방식을 취하리라고 예측할 수는 없더라도 그러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넓은 바다와 사주에 대해 영유권을 차지하려는 시도에 대해 필리핀이 저항하자 헤이그 중재 재판소는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었다. 중국은 또한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그곳에 군사 시설을 배치하기도 했다.

중재 재판소는 중국이 남중국해의 수역에 대해 포괄적인 영유권을 주장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인공섬을 건설하여 해양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도 끼쳤다고 판결했다.

더튼 교수는 자원이 풍부한 이 수역에 대해 마찬가지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웃국가들 즉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과 중국의 관계는 결국 중국의 판결 준수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튼 교수는 “중국은 판결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영유권을 주장하고 지역 내 국가와 더욱 협조하는 방식으로 판결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 자원은 공동 관리가 가능하다며 이것은 “수십 년 된 생각이지만 좋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학자들도 악틱 선라이즈 사례를 유사한 사례로 지적한다. 2016 년 6 월 제롬 A 코헨 법학 교수는 중국과 필리핀이 공식적으로 중재 재판소 판결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협상에 고려할 수 있다고 글을 썼다.

외교 관계 위원회의 아시아 부 선임 펠로우인 코헨은 자신의 글에서, 인도가 방글라데시와의 벵갈만 분쟁에서 “독립적인 전문 중재 재판소의 결정을 강대국이 수용하는 방법” 에 대한 모범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2014 년 7 월 헤이그 국제연합 중재 재판소는 1 만 9467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벵갈만 분쟁 지역의 약 5 분의 4 에 대해 방글라데시에게 영유권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에너지 탐사의 길이 열렸고 방글라데시와 인도 사이에 오랫동안 끌어온 영토 분쟁이 종결됐다. 양국은 판결을 지키기로 약속했다.

삼각형 모양의 벵갈만은 수송과 어업의 요충지이며 막대한 석유와 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인도 외교부는 판결에 정당성이 없다고 불복하는 대신 성명서를 발표하여 판결이 “해묵은 문제에 종지부를 찍어” 양국의 “상호 이해와 선의를 더욱 강화”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꾸준히 남중국해 판결을 비난하고 판결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코헨은 중국이 더욱 절제된 방법을 취해 판결에 승복하고 체면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면을 지키는 것이 중국에게 “당연히 중요하다” 며 “하지만 중국의 정치 선전이 무너질 때마다 체면 지키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라고 썼다.

더튼 교수는 중국이 판결에 승복하기로 결정하면 장기적으로 중국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관계에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