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개선

인권 개선

지역 다자간 무역협정이 삶의 질을 높이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시다스 스리바스타바 및 제이콥 도일

2015 년 12 월 격노한 한국 농민들이 케냐 나이로비로 날아가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저가 수입 농산물 때문에 농사를 접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 무역 기구 (WTO)회담지로 찾아왔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이들 15 명의 농민들은 케냐 국립 기록 보관소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WTO 반대, 식량 주권 찬성!” 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정해연 시위대 대변인은 “한국 여성 농민 협회를 대표하여 WTO 에 반대하기 위해 왔다” 며 “WTO 는 우리 시장을 저렴한 외국 농산물에 개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농산물이 수입되면 가격이 폭락할 것이다. 한국 농민들은 그러한 가격으로는 경쟁할 수없다. 빚에 빠져 농사를 그만두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164 개 회원국 사이의 국제 무역을 규제하는 국제기구인 WTO 는 이러한 목소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WTO 는 10 가지 기구 가입 혜택을 나열했는데 이것은평화 증진부터 합리적인 물가까지 널리 인식된 인권을면밀히 반영하고 있다.

마이클 무어 전 WTO 사무총장 겸 전 뉴질랜드 총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무역협정 개념이 인권을 개선한다는 의견에 조건부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무어는 “무역으로 국가가 부유해지므로 인권 증진에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며 “교육과 기술 습득이 촉진되어국가의 기술이 향상되면 국가가 발전한다. 하지만 인권은무역의 기반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기존 협정

지역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은 1970 년대 중반부터 인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체결되기 시작했다. 이중 가장중요한 것은 아시아 태평양 무역협정 (APTA),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ASEAN) 자유무역협정 (AFTA), 남아시아 자유무역협정 (SAFTA) 이다.

한국 농민이 2015 년 서울 집회에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지난 10 년 동안 각종 협정을 통해 저렴한
수입품이 들어와 농산물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한국 농민들의 우려가 커져왔다. AP 통신

APTA 는 가장 오래된 협정으로, 1975 년 체결되어 참가국사이의 경제 개발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참가국은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라오스, 몽골, 한국, 스리랑카다. UN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 위원회에 따르면 이 협정은 재화와 용역의 통합, 즉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무역 자유화조치를 채택” 함으로써 투자 방법을 조율하고 자유롭게 기술을 이전하여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AFTA 는 ASEAN 무역권의 회원국 사이에 수입 관세와 기타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 외국인 직접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1992 년 체결됐다. 10 개 체결국은 브루나이, 버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다.

SAFTA 는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몰디브,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를 회원국으로 하여 자유무역지대를 구축하기 위해 2004 년 체결된 협정이다. 2011 년에는 회원국 사이의 모든 수출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2016 년까지 완전히 철폐하기로 하는 기본 합의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부탄을 제외한 모든 인도 아시아 태평양 국가가 WTO 회원국이기도 하다.

무어는 인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무역협정이 노동권과 같이 널리 인정된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조치지만 그 자체로 인권이 보장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협약이 현재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목표가 있다” 며 그러나 그러한 협약이 “이를테면 국가가 선거를 실시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 고 덧붙였다.

자유무역협정이 자유 선거와 같은 권리를 직접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없다면 제재의 형태로 압박을 가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무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를 해체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보이콧했으며 대부분의 국가가 참여했다” 고 말했다.

그는 자유무역으로 이 같은 제재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인권 보호 촉진

무어의 견해는 2014 년 국제연합 보고서 “태평양 무역 및 인권” 의 결과와 어느 정도 일치한다.

보고서는 “넓은 의미에서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 성장은 건강권 및 식량권과 같은 인권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줄 자원을 늘릴 수 있다” 며 “동시에 자유무역이 늘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경제 성장이 바로 인권 증진과 보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우려도 있다” 고 전했다.

보고서는 앞서 언급한 협정 세 가지와 WTO 의 초석인 수입 관세 인하가 수입품 과세를 통해 도로, 학교, 보건, 국방 등의 인프라 재원을 마련하는 태평양 섬 국가들의 세수입을 어떻게 감소시켰는지 분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관세를 낮추면 종종 소비자의 제품 선택폭은 넓어지지만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수입 관세를 판매 시점 부가가치세로 대체하는 과세 제도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것은 관세를 낮추기 전 수준으로 세수입이 복원되는 데 10 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농업 분야의 불평등에 대해 정해연은 WTO 체제 아래 삼성과 같은 한국의 대기업은 수혜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농민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며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인도의 사정은 다르다. 인도의 경제 성장은WTO 그리고 APTA, SAFTA 및 기타 덜 포괄적인 수많은협약 가입과 궤를 같이 한다. 또한 대표적인 국제 해운사 머스크 라인에 따르면 인도 수출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농산품이다. 기대 수명, 교육, 1 인당 소득으로 구성된 인도의 인간 개발 지수는 1980 년 이후 60% 이상 성장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농민의 어려움에서 볼 수 있듯이 무역으로 인한 불평등한 혜택을 WTO 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무어는 “무역에서의 문제는 농업과 농산품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이라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고 말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그러한 작업에는 인권에 더욱 초점을 두고 향후 무역협정을 추진하여 “무역 자유화의 결과를 개선하는 것” 도 포함된다.

혜택 실현

보고서에서 “무역과 투자에 대한 인권 기반 접근법” 이라고 규정한 7 대 원칙에는 비차별 원칙을 존중하는 무역협정 체결 책임을 국가에게 지움으로써 소외 집단을 비롯한 모두의 참여를 촉진하고 국제 협력과 지원을 증진하여 가난한 나라에게도 무역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대책이 포함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인권 약화가 아니라 인권 실현에 도움을 주도록 무역협정을 체결할” 의무를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무역 관계자와 협상가의 역량을 시급히강화하여 인권을 이해하고 인권 기반 평가와 조치를 협약에통합시켜야 한다” 며 “마찬가지로 인권 관계자와 국가 인권조직도 역량을 강화하여 무역 문제에 참여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UN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이자 방글라데시 다카 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셀림 라이한은 세계 무역 회담에서 이익이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는 저개발 국가 (LDC) 들이 이러한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한 교수는 “무역협상에서 LDC 는 너무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며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국제 수준에서 이루어진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무작정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보기에는 LDC 가 한데 모여 목소리를 내야 한다. 즉 WTO 내에 LDC 포럼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라이한 교수는 그러한 포럼이 WTO 내 36 개 나라로 구성된 기존 LDC 그룹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LDC 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은 경제 선진국의 식품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장기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수입 관세와 농업 보조금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LDC 협상가가 국제 무역과 무역법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 집단 의견을 내는 것과 더불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라이한 교수는 “인권의 토대 중 하나는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경제적 해방” 이라며 “이들을 효과적으로 대변하는 목소리가 있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많은 무역협상에서 그렇지 못했다. 인권은 맥락에 따라 달리 정의되고 인식될 수 있지만 WTO 가 이를 중요한 사안으로 심각하게 고려하고 무역과 경제 협약에 일치하는 인권 정의를
마련해야 한다” 고 말했다.

무역협상 기준을 높여 인권을 효과적으로 고려하라는 것이과도한 요구인가? 국가들이 이를 중요하게 여길 것인가?

무어는 “그래야 한다” 며 “국가가 부유해지면 더 많은 것을기대하게 된다. 여기는 물론 한국, 대만, 일본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조급하다.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반가운 일은 아니지만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