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시대

잠수함 시대

잠수함이 확산되면서인도 아시아 태평양에새로운 안보 시대가 열렸다

포럼 스태프

인 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군비 경쟁과 핵 균형 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 4월 인도는 자국 최초의 탄도 미사일 탑재 핵잠수함 INS 아리한트에서 장거리 핵미사일을 발사하며 중국에 이어 핵무장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실전 배치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과 파키스탄도 디젤 전기 잠수함에 핵무기 탑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군비 경쟁이 계속되면서 이 지역의 해양 핵무기 확산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되고 있다.

탄도 미사일을 탑재한 새로운 핵잠수함은 인도 아시아 태평양에서 대규모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핵잠수함을 올바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긴장이 악화되고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며 재래식 핵억제 전략을 변화시키고 분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군 현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남중국해 섬들에 대한 영유권 분쟁과 그 외 지역에서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군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신흥 국가들은 핵무기 탑재 잠수함 등 차세대 잠수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미국과 러시아 등 기존 핵보유국도 핵무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6년 7월 러시아 해군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해군의 날 퍼레이드 예행 연습 중이다. [로이터]

호주에 기반을 둔 로위 국제 정책 연구소가 “인도 아시아 태평양의 핵무장 잠수함: 안정인가 재앙인가?” 라는 제목으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저자 브렌든 토마스-눈과 로리 메드카프는 “진공 상태에서는 핵억제력이 존재할 수 없다. 인도와 중국이 핵무기를 바다에 배치하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지역 내 다른 강대국은 재래식 해양 역량을 변경하거나 강화할 것”이라며 “따라서 중국과 인도의 해양 핵프로그램은 주요 강대국 사이의 핵 및 재래식 전략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인도, 러시아, 미국은 2030년까지 핵무장 공격 잠수함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한편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주,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북한, 파키스탄, 필리핀, 싱가포르,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도 앞으로 10년 내에 디젤 추진 공격 잠수함을 함대에 추가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 해군 대응용 잠수함 추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2월 미의회에서 증언한 미태평양사령부(USPACOM) 사령관 해리 B 해리스 주니어 제독은 “잠수함이야말로 스텔스 플랫폼의 원형이다. 확실한 비대칭 우위를 주기 때문” 이라며 “잠수함이 가진 비대칭 전력은 전쟁에 중요하다. 현대전에서는 비대칭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몬터레이 미들버리 국제학 연구소의 제임스 마틴 핵확산방지 센터 시니어 펠로우인 마일스 폼퍼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억제 및 미사일 방어 문제와 관련하여 모든 국가들이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인도는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리스 제독은 인도와 미국이 인도양 내 중국 잠수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2017년 1월 밝혔다.

더 인디안 익스프레스 신문에 따르면 USPACOM의 해리스 제독은 “인도는 이 지역에서 나날이 증가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안보 학술지 더 워싱턴 쿼털리 2016년 가을호에 기고한 “인도의 핵무장 잠수함: 억제인가 위험인가?”라는 글에서 다이아나 웨거 해군 대학원 연구원은 “특히 핵무기를 탑재하거나 다른 잠수함을 추적 및 파괴할 수 있는 잠수함의 수가 늘고 기술적으로도 정교해지면서, 우발적으로 또는 우연히 분쟁이 확산될 위험이 작지만 증가하고 있다”며 “SSBN(탄도 미사일 탑재 핵잠수함)이 전략 또는 핵 레벨에서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지만 재래식 해양 군비 경쟁을 가속화하여 전략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급 공격 잠수함 USS 햄튼호가 북극에 모습을 드러냈다
케빈 엘리엇 상사/미해군

로위 연구소 저자들은 “강대국들이 잠수함 역량을 강화함에 따라 인도 태평양에서 핵잠수함과 재래식 군대가 예상치 못하게 그리고 위험하게 마주칠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다”며 “파키스탄이나 북한까지 잠수함을 바다에 배치하면 지역 안보에 새롭고 더욱 예측 불가한 요소가 추가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핵무장 잠수함의 확산이 불가피함을 감안할 때 이러한 잠수함 배치로 새로운 안정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메커니즘보다 성숙한 지휘 통제, 훈련, 정책, 통신 시스템이 특히 필요하다며, 더불어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억제의 역사

1950년대 중반 해군 원자로로 인해 잠수함이 탐지되지 않고 수중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원자로는 또한 대잠수함전과 대해상전을 실시하고 정보, 감시, 정찰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동력도 제공했다.

SSBN 함대는 핵공격에 대응하는 2차 타격 능력을 제공했다. 즉, 첫 번째 타격으로 지상 무기가 파괴되더라도 해상 시스템이 공격할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이다. SSBN은 핵탑재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및 장거리 폭격기와 더불어 3대 핵전략무기 중 세 번째 무기로 여겨졌다. 궁극적으로 SSBN은 미국-소련 관계의 핵심 억제력이었던 상호확증파괴력을 제공했다. SSBN이 미국과 소련 사이의 핵전쟁을 70년 가까이 억제함에 따라 역사적으로 국가들은 SSBN을 안정화 무기로 여겨왔다.

웨거는 “잠수함 기반 핵무기가 안정을 유지한다는 가정은 핵전략상 여전히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인도는 INS 아리한트 핵잠수함의 출범을 발표했다. 인도의 잠수함 전문가 라자 메논 인도 해군 소장은 2009년 자신의 책 “심해의 상어 한 마리”에서 핵잠수함의 가치에 대해 “우리의 탄도 미사일 잠수함에 탑재된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때문에 적국의 지도자는 운명의 순간에 발사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이렇게 핵잠수함은 나라를 지킬 수 있다”라고 적었다.

인도는 이러한 입장을 발전시켜, 2015년 해양 전략 문서 “해양 안보의 지속적 보장: 인도 해양 안보 전략”에서 자국의 핵무장 잠수함 계획과 관련하여 “1차 타격 요소를 줄이고 2차 타격(보복) 요소를 늘리면 안정과 억제가 더욱 강화된다는 것을 냉전을 통해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발사에 성공하면서 인도는 중국, 러시아, 미국과 함께 3대 핵전략무기를 갖춘 나라로 부상했다.

1970년 발효되어 190여 개 나라가 준수하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은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만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남수단과 더불어 인도와 파키스탄은 NPT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사실상 NPT를 위반하다가 2003년 탈퇴했다.

냉전 시대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세기에 효과가 있었던 억제 전략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인도 아시아 태평양에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국가들이 해양 핵무기가 안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대잠수함전 및 탄도 미사일 방어 기술의 개발은 억제 전략의 진화도 고려한다. 예컨대 잠수함을 더욱 신속히 탐지할 수 있는 기술로 인해 냉전 때보다 핵무장 잠수함이 탐지 위험에 쉽게 노출되면서 전장의 공식이 바뀔 수 있다. 오늘날의 첨단 대잠수함 기술로는 가장 조용한 잠수함 엔진과 가장 작은 음향 신호까지 감지할 수도 있다.

국가들이 재래식 전략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서도 문제가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21세기에는 적대국이 상호 취약성을 가정하는 대신 재래식 수단으로 상대국의 2차 타격 역량을 공략할 수도 있다.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한국 해군의 1800톤급 잠수함 안중근호가 부산 근해에서 진행된 관함식에 참가하고 있다. [AP 통신]

웨거는 “인도는 파키스탄과 중국이 공격 잠수함 함대를 구축함으로 인해 바로 그와 같은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2030년까지 핵잠수함 함대를 7척에서 15 척으로, 공격 잠수함 함대를 58 척에서 90 척으로 늘릴 계획인 반면, 인도는 2030년까지 핵잠수함 함대를 한 척에서 두 척으로, 공격 잠수함 함대를 14척에서 24척으로 늘릴 계획이기 때문에 특히 이 기간 동안 생존 가능성이 문제될 것이다. 그는 인도의 SSBN 두 척 중 하나 또는 모두가 파괴되면 인도의 2차 타격 역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거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들이 해양 억제를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해양 억제와 함께 재래식 군비 경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들은 핵무장 잠수함 도입 시 모든 관련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나라가

(기회 비용을 포함하여) 전체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고 잠수함이 실제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도 철저히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 보다 적은 위험과 비용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검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역량과 위협의 관리

전문가들은 해양 핵무기 배치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는 복잡한 기술 및 정치적 요소에 따라 좌우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로위 보고서는 “핵무기의 도입 그리고 특히 남중국해와 벵갈만 지역 긴장 사이의 상호 작용이 중요하다”며

“인도와 중국이 SSBN 프로그램을 추진함에 따라 이들 핵잠수함이 불안정이 아니라 안정을 가져올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휘 및 통제, 핵정책, 억제 신호, 군 태세와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개발 속도는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운영 구조의 발전 속도를 상당 부분 앞질렀다.

폼퍼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기술과 정치적 억제 측면에서 많은 것이 잘못될 수 있다. (최근 핵잠수함을 확보한) 국가들이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잠수함을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의 지휘 및 통제 시스템은 미국과 소련이 냉전 시대에 완성했던 정교한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로위 보고서는 “이 나라들이 새로운 SSBN 운영법을 익히는 과정에서 통신 오류는 물론 우발적인 분쟁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나라들은 핵무기를 지원할 전력 구조도 완벽히 갖추지 못한 상태다.

대부분 북한이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할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연구 과정에 내재된 위험도 있다. 미태평양함대 사령관 스콧 H 스위프트 제독은 2017년 4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 회견 중 “수중 미사일 발사는 매우 복잡하다. 이 기술을 개발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과정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웨거는 “해군은 잠수함 계획이나 정책에 대해 별로 밝히지 않는다. 잠수함은 기밀이 생명이며 잠수함의 이동 및 운영 패턴은 극비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양 핵정책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군도 내부적으로 충분히 연구하지 못한 상태다.

더 워싱턴 쿼털리에 기고한 글에서 웨거는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 또는 중국 사이에 각국이 해군의 수중 활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해양 위기가 확대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는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핵확산방지 및 억제 전문가들은 이 국가들이 함께 해양 안보를 논의하고 이들이 직면한 우발적 사고와 기타 난관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서로 더 많이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폼퍼는 “국가가 소통과 이해를 개선하고 군과 정치 관계자들이 논의할 수 있는 공식 및 비공식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이 회원국은 물론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 러시아, 미국 등 기타 관련 국가들이 폭넓은 대화를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가 건전한 정책 발전을 복잡하게 만드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공세적인 태세를 취하는 이유 중에는 남중국해에서 탐지를 피해 SSBN을 태평양 지역에 전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추측이 팽배하다. 온라인 잡지 더 디플로매트의 2017년 3월 기사에 따르면 중국은 남중국해 동부 위린에 잠수함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디플로매트는 “잠수함 잔교 수와 규모, 거대한 탄약 수송 네트워크, 산 아래 건설된 대형 지하 시설” 등의 전력 구조를 볼 때 중국이 이곳을 지휘 통제 센터로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위험 완화

전문가들은 인도 아시아 태평양에서 새롭게 부상 중인 해양 발사 무기의 시대는 복잡할 뿐 아니라 기존 핵억제 이론 및 관행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국가, 군대, 안보 사회가 협력하여 해양 핵무기의 개발 및 도입을 관리하는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수중에 도사린 잠재적 위험을 줄이고 이러한 강력한 무기가 장기적으로 인도 아시아 태평양의 안정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로위 보고서는 “앞으로 10년 간 과거의 교훈을 기억하면서 잠재적 위기를 제대로 관리한다는 전제 하에, 중국과 인도의 SSBN 및 SLBM 기술 발전은 핵무기의 존재가 평화를 유지하고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전략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웨거는 포럼에게, 필요한 기술 및 정치 발전이 달성되고 채택될 때까지는 “단기적으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폼퍼도 이에 동의하면서 “국가들의 발전 수준에 차이가 있는 한 앞으로 당분간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