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전사들의 귀국

테러 전사들의 귀국

테러 전사 귀국에 따른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말레이시아가 다각적인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포럼 스태프

2016년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버스 정류장근처에서 이슬람 국가와 연계된 무장 단체가 총기와 폭탄으로 테러 공격을 일으켜 4명의민간인을 목숨을 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이슬람 국가는 쿠알라룸푸르 인근 나이트클럽에서
8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수류탄 테러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말레이시아 최초의 이슬람 국가 테러 사건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2017년에는 이슬람 국가를 추종하는 무장 세력이 필리핀 남부 마라위를 5개월 이상 점령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밀려난 이슬람 국가가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 확산을 꾀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떠올랐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슬람 국가 및 그들과 연계된 해외 전사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귀국하면서 이들에 의한 인도 태평양 지역 공격 위험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의 출현 이후 말레이시아는 각종 대테러 조치를 도입했으며 이는 전반적으로 테러 억제에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12월말 현재 말레이시아 당국은 쿠알라룸푸르 나이트클럽 공격 계획 등 19건에 이르는 대규모 테러 계획을 사전에 저지했으며 2013년 이래 총 340여 명의 테러 용의자를 검거했다. 2013년에는 4명의 테러 용의자가 검거되는 데 그쳤으나 2016년과2017년에는 그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더 나아가 말레이시아 법원은 지난 4년간 100여 명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형을 선고함으로써 테러 관련 범죄 부문에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유죄 판결 비율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테터리즘 확산에 맞서는 군경 인력이 절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일부 분석가들은 필리핀 마라위에서 크게 패한 이슬람 국가 연계 테러리스트들이 인도 태평양 지역 내 다른 국가로 대규모로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위협 수준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말레이시아 경찰 대테러국장 아욥 칸 마이딘 피차이(Ayob Khan Mydin Pitchay)는 2017년 12월 말 채널 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현재 이슬람 국가가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본다. 이들의 이데올로기가 전세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비록 영토는 잃었으나 여전히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많은 추종자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필리핀 마라위는 이슬람 국가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두 번째로 심각한 위협이다. 시리아와 비교할 때 더 가깝고 접근이 용이해서사람들이 필리핀 내 친 이슬람 국가 조직에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당국은 50여 명의 말레이시아인이 시리아로 건너가 이슬람 국가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실제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아욥 칸 국장은 덧붙였다. 이슬람 국가는 시리아에 있을 당시 이곳으로 건너온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들을 모아 카티바 누산타라라는 별동대를 조직했다. 당국은 9명의 자살 폭탄 테러범을 포함해 적어도 20명의 말레이시아인이 시리아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주로부터 테러 모의 첩보를 입수한 후 병사들이 쿠알라룸푸르의 주요 쇼핑 지역을 지키고 있다. AP 통신

한편 아욥 칸 국장은 채널 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2017년 말 현재 최소 5명의 말레이시아인이 민다나오로 이동하여 테러 단체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필리핀군과의 총격전에서 사망한 마흐무드 아흐마드(Mahmud Ahmad)는 전직 말레이시아 대학 강사로 마라위 포위 작전을 계획하는 데 참여했으며 미화 50만 달러가 넘는 자금을 모금했다.

필리핀 평화, 폭력, 테러리즘 연구소의 롬멜 반라오이(Rommel Banlaoi) 소장은 2017년 10월 뉴욕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흐무드의 사망으로 이슬람 국가가 민다나오 지역의 매우 귀중한 연결고리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죽음으로 이 지역의 테러 자금 조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테러 집단의 공격 위협은 여전히 임박한 상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러 단체 가입을 위해 민다나오로 이동하는 말레이시아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욥 칸 국장은 2017년 12월 초반에만 16명의 말레이시아 남성들이 이슬람 국가 추종 세력인 아부 사야프 그룹에 합류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온라인 위협

한편 이슬람 국가의 온라인 조직원 모집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일부 성공을 거뒀다. 예를 들어 이슬람 국가는 말레이시아에서 테러 공격을 수행할 말레이시아 대원을 모집하기 위해 알하야트 미디어 센터를 통해 말레이어로 된 다양한 동영상을 배포했다. 이슬람 국가는 말레이시아인들의 급진화를 위해 그 밖에도 암호화 메시징 앱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아욥 칸 국장은 말레이시아 국영 통신사 베르나마와의 인터뷰에서 “칼리프의 개념은 오래 전에 사라졌지만 이슬람 국가는 현재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새로운 조직원을 모집하여 각자 자국에서 테러 공격을 실행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 켈란탄 지역에서 3명의이슬람 국가 조직원을 체포한 것이 그 예로, 이들은 클랑 밸리에서 2017 베터 비어 축제 등 여러 목표를 대상으로 사제 폭발물 테러 공격을 모의한 혐의를 받았다. 아욥 칸 국장은 “그들은 먼저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인 후 이슬람 국가 웹사이트를 통해 폭탄 제조법을 익혔다”면서”소셜미디어로 인해 이제는 시리아에가거나 사람들을 직접 만나 모집하지 않고서도 이슬람 국가 이데올로기를 더 활발히 확산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슬람 국가의 온라인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는 2016년 지역 차원 프로그램인 디지털 대응 메시지 센터를 출범시켰다. Themalaymailonline.com에 따르면 2016년 7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경찰 콘퍼런스에서 나지브 라자크(Najib Razak)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 프로그램이 이슬람 국가와 지역 내 다른 무장 세력이 교리 확장과 모집 활동을 벌이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 센터에서는 이슬람 국가가 뻔뻔하게 이슬람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에게는 이슬람적인 측면이 전혀 없음을 보여주는 연구 자료를 활용할 것”이라며 “아울러 관련 당국, 이슬람법 전문가, 미디어 위원회,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매일 이용하고 신기술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모두 이 프로그램에 동참하여본 센터가 견고하고 실제적이며 설득력 강한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위협이 지리적 경계를 초월하는 만큼 정보 공유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Themalaymailonline.com의 2018년 1월 보도에따르면 아욥 칸 국장은 말레이시아 정부와 왕립 경찰이 귀국하는 외국인 전사들을 감시, 구금, 본국 송환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과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는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테러 용의자를 파악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욥 칸 국장은 베르나마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면 이슬람 국가의 공격을 탐지해 격퇴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접근법

말레이시아는 대테러 조치의 도입에 있어 새로운길을 개척하고 있다. 오랜 세월 테러 대응의 최전방에있었던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다각적 접근법을 채택했다. 말레이시아는 테러에 맞서 위협을 해결하려면 군경을 초월하여 전사회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예를 들어, 이슬람 국가가 등장하기 전부터 말레이시아는 급진화 탈피와 사회 재통합을 돕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시행해 왔다. 내무부와 교육부가 교도소 및 종교 기관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통계를 기준으로 볼 때 가장 성공적인 조치 중 하나다. 2001년부터 2012년 사이 말레이시아가 이 갱생 프로그램을 통해 재활을 도운 229명의 테러리스트 용의자 가운데 7명만이 이후 테러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슬람 국가에 의해 급진화된 말레이시아 국민의 재활을 위해 제마 이슬라미야 급진화 탈피에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공공 정보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 또한 개인의 급진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아욥 칸 국장은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 웹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코란의 특정 구절이 잘못 해석 및 인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종교 지도자들이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면서 극단주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과 과정에도 관련 내용을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2014년 이슬람 국가가 등장하기 전부터 말레이시아 입법부는 안보위반특별조치법에 의거하여 반테러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테러 관련 범죄 및 위반 조항을 국가 형법에 추가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안보위반특별조치법에서는 테러 행위 홍보, 테러범 지원, 테러 자금 조달을 범죄 행위로 규정했으며 일부 범죄의 경우 유죄 확정 시 사형까지 가능하도록 강력한 형벌을 도입했다.

또한 2015년에는 경찰의 테러 용의자 체포 및 구금 권한을 확대하는 추가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여기에는 테러방지법과 외국테러특별조치법이 포함됐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를 비롯한 테러 단체들의 글로벌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해 2016년 국제 금융 조치 태스크 포스에 합류했다.

또한 호주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마이클 키넌(Michael Keenan) 법무장관은 2017년 11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3차 테러 자금 차단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동남아시아 테러 자금 차단 실무 그룹이라 불리는 이 동맹의 목표가 테러 집단을 국제 금융 시스템 및 기타 자금 출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테러 집단의 자금 생명줄을 직접 겨냥하여 차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말레이시아의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Ahmad Zahid Hamidi) 내무장관이 “테러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중단시키려면 모든 형태의 자금 조달 통로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또한 최근 몇 년에 걸쳐 테러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2016년 10월 나지브 라자크 당시 총리가 창설한 국립 특수부대는 테러 공격 발생 시 효과적인 조율과 대응이 가능하도록 군, 경찰, 해상경비대 인력을 통합하여 이루어졌다.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2017년 7월에는 말레이시아 왕립 경찰이 다양한 주에서 선발된 500명의 경찰 병력으로 연방 대테러부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200명으로 이루어진 기존 대테러국에서 두 배 이상 크게 늘어난 규모다.

한 정부 소식통은 “이 지역의 테러 위협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테러부가 시의적절하게 신설되는 것이다. 이슬람 국가를 비롯한 급진주의와 극단주의로부터 말레이시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훈련된 경찰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그러한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살만 왕 국제 평화 센터와 동남아시아 대테러 지역 센터 등 다양한 국내 기관도 지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포괄적 대테러 접근법은 이 지역에서 이슬람 국가의 활동을 억제하는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엄격한 법규, 정보 공유, 경계를 늦추지 않는 사법 기관의 노력에 더해 온라인 대응 메시지, 교육 개편, 급진화 탈피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전방위적이고 효과적으로 테러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