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된 노력

하나 된 노력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홍수로 태국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을 구조했다

삐뇨 룽루앵(Pinyo Rungrueng) 중령

2018년 6월 24일, 11세부터 17세 사이의 소년 12명과 이들의 축구 코치를 구조하라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태국 해군 특공대가 탐 루엉 낭 논 동굴에 도착했다.
장마로 수위가 더욱 높아졌으며 어두운 동굴 안에서는

차가운 물이 거세게 흐르고 있었다. 특공대원들은 위험한 종유석, 석순, 전선, 통신선, 거친 표면을 피해 좁고 불규칙하게 구부러진 동굴 통로를 헤쳐나가야 했으며, 동굴 내부 지도가 없는 관계로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귀중한 시간이 흘러갔다.

운명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태국 해군 특공대가 현장에 그토록 빨리 도착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태국 해군 특공대 동굴 구조 사령부에 잠수 탱크가 도착하고 있다. GETTY IMAGES

해군 특공대 사령관으로부터 해군 항공기에 제1특전단 대원 14명을 태워 치앙라이에 급파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필자는 후방에서 작전을 지휘하며 우타파오 태국 해군 비행장에서 치앙라이 공항까지물자 수송을 지원했다. 임무 목표를 달성할 수없을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부대원 및 장비 지원 작전은 매일 계속됐으며 다양한 기관과 127명의 해군 특공대원들이 일곱 차례에 걸쳐 물자를 제공했다.

상황 파악

구조대원과 구호 기관들은 작전 지역의 정확한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태국 해군 중앙 사령부가 제일 먼저 특수부대원 5명을 보냈다. 우리는 메콩강 특수부대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기로 예정됐으나 받을 수 없었으며, 대신 태국 해군 특공대원 14명이 동굴 지역으로 파견되어 필요한 인원과 장비를 파악했다.

우리는 우선 보호 장구 및 생명 유지 장비를 요청한 다음 작전 수행 계획의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 해군 특공대원들의 감독 아래, 우리는 구체적인 역할을 배정하기에 앞서 다양한 조직에서 파견된 잠수부들의 역량을 파악해야 했다.

우선 잠수부들에게 입구에서 500미터 정도 거리의 3번체임버(물이 차지 않은 공간)까지 공기 탱크를 운반하도록 요청했다. 이는 성공적이었으며, 우리는 잠수부들이 입구에서 약 1.6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통로가 세 갈래로 나뉘는 누엔 놈 사오 경사지까지 공기 탱크를 옮길 수 있을 만큼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팀 배치

구조대원들은 해군 특공대의 계획에 따라 수색 작업을 실시했고 외국 잠수부들이 팀마다 교대로 200미터씩 로프를 연장하며 이를 지원했다. 태국 해군 특공대, 영국 잠수팀, 독립적인 유럽 잠수팀, 이렇게 세 팀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이 진행됐다. 첫 7일 동안은 아무런 성과가 없었으나 2018년 7월 2일, 영국팀이 마지막 로프를 연장하면서 드디어 소년들을 발견했다.

이제는 축구팀이 태국 및 외국 잠수부들의 도움을 받아 동굴을 빠져나오는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해군 특공대가 지휘 통제소에 제공한 동굴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는 물에 잠긴 동굴을 통한 구조는 매우 어렵고 위험한 것으로 판단하고 다른 경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신속히 조치를 취해 소년들을 구출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동굴 내 산소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계속된 강우로 삼사일 내에 동굴 내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유소년 축구팀 12명과 코치가 갇힌 동굴에 물이 더 이상 유입되지 않도록 태국군 대원들이 파이프를 연결하고 있다. AP 통신

우리는 당시 보유하고 있던 해군 특공대 인력과장비의 역량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웠으나 너무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동굴에 산소 공급 라인을 설치하여 산소량을 높이는 등 다른 방법을통해 일단 시간을 벌어야 했다. 일부 외국 잠수부들은헛수고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이 당시에는 유일한 수단이었고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또한 산에서 구멍을 뚫고 내려가 소년들을 구출하는 방안 등 여러 대안도 계속 검토했다.

수중 구조 위험 증가

심각한 위험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상부 기관은 구조 지휘 통제소에게 소년들의 목숨을 최대한 보호하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지시했으나 우리(해군 특공대)는 그런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 지휘 통제소에서 일하는 모두가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외국 잠수팀은 소년들을 모두 살리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최대한 빨리 구조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위험 관리의 관점에서는 즉시 구조가 옳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심리적인 관점에서는,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태국 정부, 영국 잠수팀,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 잠수팀, 호주 경찰 잠수팀은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동굴 전문 잠수부를 추가로 모집했고 이를 통해 호주의 리처드 해리스(Richard Harris) 박사 등이 팀에 합류했다. 이로써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동굴 잠수부를 총 13명 확보함에 따라 구조 계획 수립이 훨씬 수월해지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구조대는 공동으로 구조 계획을 수립하여 통제소에 제출했고 태국 내무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우리는 소년용 잠수 장비 시험을 포함해 여러 차례 연습을 거쳤다.

우리는 구조 작업을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성급히 구조 작업에 뛰어들었다면 거의 기적이라고 할 만큼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을 것이다.

성공적이지 못한 작전

이런 규모의 작전에는 난점들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동굴 입구에서 소년들까지 연결되는 구불구불한 통로 곳곳에 체임버가 위치하고 있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 처음에는 잠수부들이 전략 거점으로 삼은 3번체임버부터 길이 세 갈래로 나뉘는 누엔 놈 사오(입구에서 약 1.6킬로미터)를 지나 목적지(입구에서 약 2.5킬로미터)까지 전화선을 설치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5밀리미터 두께의 잠수복이 부족하여 잠수부들이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있어 실행하지 못했다.
  • 13명의 축구팀이 갇힌 공간 내의 산소량을 높이기 위한 3/8인치 산소 파이프는 이들로부터 약 1.1킬로미터 떨어진 3번 체임버까지만 설치할 수 있었다. 잠수부들이 제한 시간 내에 동굴 내부의 각종 장애물을 지나 산소 파이프를 끌고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적어도 구조 작전의 거점이 된 3번 체임버의 산소량을 높이는 데에는 유용했다. 동굴 내부에 사람이 많아서 산소 사용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 물자와 도구를 일단 3번 체임버로 옮긴 후 다시 13명이 갇힌 장소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포장이 수압을 견디지 못해 일부 손상됐다. 장소별로 특정 물자를 배치하는 임무를 맡은 지원팀 내에서도 혼선이 있었다.
  • 전직 해군 특공대 잠수부 사만 쿠난(Saman Kunan) 소령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해팀이 작전을 중단하고 절차와 안전을 재검토해야 했다. 그의 죽음은 우리 모두마음을 추스르고 구조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기폭제가 됐으며, 부대장과 고위 해군 장교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우리를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했다. 구조팀 대부분은 의지를 잃거나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장애물과 문제점

구조 실행 단계에서 일부 잠수부들이 계획 없이 무단으로 작전 지역에 들어감으로써 혼란을 가중시키고 축구팀을 위험에 빠트리기도 했다. 수색 및 구조 센터는 태국 해군 특공대에게 구조 작전 감독 및 지휘 통제소 설치 임무를 부여하고 외국 잠수부들의 도움을 받도록 했으며, 우리는 이를 여러 조직에 알리기 위해 “모의 훈련”이 포함된 작전 브리핑을 실시했다. 그러나 일부 조직이 훈련에 참가하지 않아 일부 세부 사항을 실행하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제3자 물자 요청 가운데 일부는 해군 특공대 지휘 통제소를 거치지 않는 바람에 물자와 도구가 넘치고 저장 공간이 부족해졌다.

동굴에서 구조된 에까뽈 찬따웡(Ekkapol Chantawong) 축구팀 코치(왼쪽)와 소년
12명이 2018년 7월 치앙라이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구조 작전 중 사망한 전직 해군 특공대 잠수부 사만 쿠난 소령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AFP/GETTY IMAGES

또 해군 특공대 작전에 참가하는 일부 기관 및 개인, 그리고 자원 봉사자들이 작전 보안 조치를 위반하여 작전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언론에 정보가 누설됐다.

정확한 소식보다 빠른 소식을 원하는 언론 간 경쟁 때문에 정보 혼선이 일어났으며 이는 작전 수행에도 혼란을 야기했다. 작전 시작부터 수색 및 구조 센터에 기자실을 마련하고 유지했으면 이런 문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교훈

우리는 동굴 잠수와 관련된 경험이나 훈련 또는 인증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작전을 진행했다. 앞으로 국내는 물론 파트너국에서도 이와 같은 사고 발생에 대비하여 동굴 잠수 과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잠수부들이 사용한 장비도 부적절하고 최선의 상태가 아니었으며 그동안 동굴 잠수 장비를 미리 확보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적절한 장비 구매를 고려해야 한다.

한편 상급 조직은 체크포인트, 인력, 장비를 사용해 동굴 앞에 지휘 통제 및 통신을 수립함으로써 외부인과 부정확한 정보(소위 전운)로 인한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 더불어 장비 사용을 용이하게 하고 지속적인 상황 인식을 가능케 한 시스템을 사용해 문제점 발생 시 즉시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 됐는데, OODA(관찰, 방향 지정, 결정, 실행) 루프가 그 예다.

태국은 중심국으로서 작전 관리와 계획을 주도했다.

일부 국가가 지휘 역할을 대신 맡으려 하기도 했으나 태국 해군 특공대가 구조 과정은 물론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순간까지 계획, 지휘, 통제 분야에서 지휘권을 유지했다.

미국의 지원

미국도 유능한 대원들을 파견하여 구조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들은 계획 단계와 조율 과정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고 조언을 제공하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데 기여함으로써 태국 해군 특공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모습은 일상적인 임무 수행에서도 목격됐다. 매일 24시간 공백 없이 미국 관계자가 작전 통제 그룹에 배치되어, 지휘 통제소의 계획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동굴 내부 작전을 수행했다. 이러한 모습은 태국 해군 특공대와 다른 작전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동굴에서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과 코치가 2018년 7월 18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의 기자 회견장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이외에도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급한 순간마다

한 미국 고위 장교(익명을 요청했다)가 의견과 조언을 제공했으며, 그는 언론을 찾아가거나 동굴 내부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와 함께 했다. 필자는 이 점에 크게 감동했다.

태국 해군 특공대원인 필자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와 진정한 친구가 됐다. 앞으로 이 친구가 도움이 필요하면 필자는 기꺼이 달려갈 것이다.

신뢰의 분위기

다양한 이유에서 자발적으로 의무와 책임을 맡은 수많은 국내외 팀들은 이번 작전을 통해 하나가 됐으며, 이들은 풍부하고 다양한 지식과 능력으로 “큰 도움”을 주었다. 여기에는 압축 공기 담당 그룹, 물 펌프 그룹, 산소 탱크 이동 그룹, 예비 공기 탱크 배치 그룹, 그리고 동굴에 갇힌 소년들에게 도움과 치료를 제공한 그룹 등이 포함된다. 또한 동굴에서 소년들을 구출한 그룹, 동굴에서 나온 소년들에게 케어를 제공한 그룹도 빼놓을 없다. 필자는 이들이 각자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다고 믿으며 이번 성공은 한 사람, 그룹, 기관도 빼놓지 않고 모두가 힘을 합친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홀로 돋보이는 영웅은 없었다. 다만 타인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국적, 종교, 신념에 관계없이 전 세계가 오직 소년들을 안전하게 구출하고자 한마음으로 협력했을 뿐이다.

삐뇨 룽루앵 중령은 태국 해군 특수전 사령부 제1 해군 특수전단 제2 특공대를 이끌고 있다. 그는 이번 구조 임무의 작전 장교로서 포럼에게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제공했다.


동굴구조

2018년 사건 일지

6월 24일임무를 부여받은 태국 해군 특공대원 14명이 현장에 도착해 브리핑 즉시 작업을 시작했다.

6월 25일구조대원들이 동굴 통로 중 막힌 곳을 뚫고 수색 작전을 펼쳤으며 잠수부들이 동굴 내부 400미터 지점에서 손자국과 발자국을 발견했다.

2018년 7월 군인들이 유소년 축구팀 12명과 코치를 구조한 후 동굴 지휘 구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

7월 2일태국 해군 특공대 잠수팀, 독립적인 유럽 잠수팀, 영국 잠수팀이 교대로 세 갈래 통로 합류점에서 로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각 팀이 200미터씩 로프를 설치했고 영국 잠수팀이 마지막 200미터를 설치한 후 추가 로프를 이용해 13명이 갇힌 곳까지 연결했다.

7월 3일의료, 물과 음식, 정신 건강 지원 제공이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됐다. 1단계: 잠수부 네 명이 생명 유지 장비와 배터리를 갖고 들어가 축구팀을 안심시키고 도움을 주며 안전 여부 확인을 위해 내부 구조를 파악했다. 2단계: 잠수부 세 명과 의사 한 명이 들어가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음식과 물을 전달했으며 심신의 회복을 도왔다.

7월 7일태국 해군 지휘 통제소와 미국 잠수부들이 협력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여러 조직에 발표한 후 연습을 시작했다. 구조대원들은 전면 마스크를 준비하고 영국, 유럽, 미국, 호주, 중국 등지에서 온 잠수부들의 도움으로 소년들에게 음식과 필수품을 전달했다.

7월 8일잠수부들이 일차로 소년 네 명을 구조했다. 구조 계획은 4일 동안 세 라운드로 나누어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정해졌으며 각 라운드는 두 단계, 즉 12시간 준비 후 12시간 동안 구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7월 9일두 번째 라운드에서 소년 네 명이 추가로 구조됐다.

7월 10일세 번째 라운드에서 소년 네 명과 코치가 구조됐다. 마지막으로 태국 해군 특공대 잠수부 네 명이 나옴으로써 구조 임무가 완료됐다.